잇단 산재사고 주가 '반토막' 사망사고이후 장내매수 지속 김영주 "재해사안 가볍게 여겨 국민 노후자금에 막대한 손해"
[동아경제신문=이은실 기자] 국민연금공단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대상과 관련한 환경(E)·사회(S)·지배구조(G)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국민연금은 중대재해 최다 발생기업인 DL이앤씨의 2대 주주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갑)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DL이앤씨의 다섯 번째 사망사고 발생일(2023년 7월 4일)의 다음날인 7월 5일에도 보통주를 장내매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대재해 최다 발생기업인 DL이앤씨는 작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처음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총 7번의 사고로 8명의 사망자를 냈다.
하지만, 김영주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4건의 사고로 노동자 5명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공단의 DL이앤씨 지분율은 2021년 12월 31일 기준 13.0%에서 2022년 12월 31일 기준 11.0%로 2.0%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작년 네 번째 사망사고(10월 20일)에도 불구하고 직전(3분기)에는 10.1%였던 지분율이 직후(4분기)에는 11.0%로 오히려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영주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DL이앤씨의 다섯 번째 사망사고 발생일(′23.07.04.) 이후인 7월 5일과 7월 7일에도 두차례 연달아 보통주를 장내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민연금이 중대재해사안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국민연금공단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21일 기준 국민연금의 DL이앤씨 지분율은 9.78%로 국민연금은 7차례의 DL이앤씨 산재사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수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국민연금은 DL에 이어 DL이앤씨의 2대 주주이다.
그러나 DL이앤씨의 현재 주가는 31,700원(10월 17일 종가 기준)으로, 첫 번째 사망사고 발생 전 67,104원(사고일인 2022년 3월 13일은 일요일이므로, 이전 영업일인 3월 11일 종가 기준)과 비교할때 주가가 반토막난 만큼, 국민연금공단의 손해도 막대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2023년 국내 건설회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기관 중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DL이앤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김영주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23년 국내 건설회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기관 중 상장된 5곳(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5개 건설사 지분율은 ▴삼성물산(6.8%), ▴현대건설(8.4%), ▴대우건설(5.7%), ▴GS건설(9.5%), ▴DL이앤씨(11.1%)로, DL이앤씨가 가장 높다.
하지만, 김영주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작년에 진행된 두 차례의 ESG 정기평가에도 불구하고 두 번 모두 하위등급( C, D)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국민연금이 중대재해 사안을 가볍게 여기고 있으며, ESG 평가 체계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영주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은 ESG를 고려해 책임투자를 이행하겠다고 선언했지만, DL이앤씨 주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며 “그 결과 국민연금공단은 국민들의 노후 자금인 연금기금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의원은 “국민연금의 이와 같은 행태는 연금 스스로 중대재해 사안을 가볍게 여기고 있을뿐 아니라, 기업들에게 몇 번의 중대재해쯤은 괜찮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국민연금공단의 DL이앤씨 투자 철회를 통해 기업들이 중대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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