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경영복귀로 의대 설립 등 교육문화사업 새활력 외국인유학생 지원 국제화 인재로…해외교육시설 지원 지속
[동아경제신문=동아경제신문 기자] 부영그룹이 재정지원자인 창신대학교(총장 이원근)의 의대 유치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의대 정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여야가 힘을 보태고 있다. 창신대는 창원한마음병원과, 서울 금천구 옛 한국전력공사 자리에 부속병원을 건립해 의대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창원한마음병원은 880병상 규모이고, 신축 예정인 부속병원은 1000병상 이상 규모로 전해진다. 창신대와 부영그룹은 물론 창원특례시(시장 홍남표) 역시 고무적이다. 공공의료인력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창신대 의대 유치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인연경영’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1983년 주택사업을 시작으로 부영그룹을 일군 이중근 회장의 경영기조는 ‘가교(架橋)’와 ‘사다리’로 요약된다. ‘이웃’과 ‘사랑으로’가 키워드다. 두 단어의 원천은 ‘인연(因緣)’이다. 가교는 현재의 삶과 관련이 깊고, 이는 꿈과 맞닿아 있다. 사다리는 미래의 삶을 위한 것으로 도전이 핵심이다.
# 이회장, 인연 이은 통큰 기부 릴레이
세간에 알려진 이중근 회장의 경영철학은 '세발 자전거론'이다. 세발 자전거는 부동산, 금융, 건설의 세 축을 말한다. 세발 자전거는 두발 자전거보다 느리고 투박하지만 잘 넘어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것으로, 급속한 성장보다 안정적이고 내실 있는 경영이야말로 실패 없는 기업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중근 회장의 행보는 ‘인연’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최근 고향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자비로 수천만원에서 1억원 등 2650억원의 현금을 전달해 주목을 받았다. 순천에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했다. 부영그룹 차원에서 국내외에 기부한 금액은 1조 1000억원을 넘는다. 태를 묻은 고향과, 그 고향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을 ‘인연(因緣)’의 시작으로 여긴 까닭으로 읽힌다.
이중근 회장은 1941년 1월 11일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상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으나, 집안 생계가 어려워져 3학년을 마치고 중퇴했다. 현재의 상태가 꿈을 접게 한 것이다. 장학금 지원에 진심인 배경이다.
실제 부영그룹은 육영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교육재화는 한번 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이중근 회장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창신대 신입생들에게 5년째 장학금을 주고 있다. 내년 만학도 전형으로 신입생 숫자가 30여명 늘면서 입학금과 학비를 장학금으로 받는 학생은 400명으로 늘었다. 연간 32억원 가량이다. 경남지역은 이중근 회장이 전국구 기업인으로 성장한 ‘인연’이 있는 지역으로 알려진다.
# 국내 100여 대학 우정학사 신축 기증
이중근 회장의 아호인 우정(宇庭)을 딴 기숙사(우정학사)를 포함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 교육문화시설을 기증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에 우정(宇庭)이 새겨진 건물을 신축 기증, 현재까지 100여 곳이 넘는 곳에 우정학사를 기증했다.
아울러 우정교육문화재단(설립자 이중근 회장)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32개국 83명에게 장학금 약 3억4000여만원을 지급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23년 2학기 포함)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42개국 출신 2366명의 유학생들이 약 93억원에 이르는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해외서도 600여곳 초등교 건립 지원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학업을 마쳐 국제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다. 높은 물가와 생활비,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유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 공부하러 온 외국인 유학생은 20만명을 웃도는 가운데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는 유학생 수가 3만 6000명으로 2018년 대비 7배나 늘었다.
유학생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해외 교육 시설 지원 활동도 이어 가고 있다. 해외 600여곳에 초등학교 건립을 지원했고, 아리랑·고향의 봄, 한국의 졸업식 노래 등이 담긴 디지털 피아노 7만여대와 교육용 칠판 60만여개를 기증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가교(架橋)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6·25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전후(前後) 세대간 가교로 ‘6·25전쟁 1129일’을 직접 편저했다. 북한의 남침, 유엔 안보리 특별회의 개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해·공군 작전 승인 등 명료한 사실들을 국내·외로 나눠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6·25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국문과 영문 번역본을 합쳐 1000만부 이상을 군부대, 전쟁박물관, 학교 등 국내 각종 기관과 해외 참전국 등에 배포했다.
또한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태권도 훈련센터 건립기금을 지원하고 세계태권도연맹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어 1000만 달러(한화·140억원)를 후원하는 등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 23만 임대아파트…서민 주거사다리로
이중근 회장의 사업은 ‘사다리’로부터 시작됐다. 부영그룹은 임대주택 공급을 주력으로 한다. 주거사다리인 셈이다. 아파트가 보편화돼 있지 않던 시절부터 국민들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을 목표로 임대주택사업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공급한 30만 세대 아파트 중 임대아파트가 23만여세대에 이른다.
민간임대아파트는 낮은 수익성과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일반 기업들은 꺼려하는 사업 중에 하나다.
이는 집은 '소유'가 아닌 '거주'에 있다는 이중근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살기 좋은 집, 살만한 집을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입주민들의 불안을 덜기위해 후분양 아파트 공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후분양 아파트는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 전 직접 내 집을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어 하자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후분양 아파트는 건설사가 사업 자금을 먼저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임대주택사업 역시 분양전환 전까지 사업자가 자금을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영그룹은 고객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아파트를 후분양으로 공급한 것이다.
이중근 회장은 1983년 주택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구조가 튼튼하고 생활공간이 편리한 집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삶을 위한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왔다.
# '사랑으로' 한글브랜드, 세계화 박차
이중근 회장의 경영철학은 ‘인연(因緣)’을 기반으로,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는 '가교(架橋)'와 도전의 기회를 갖는 '사다리'는 '사랑으로' 수렴한다.
부영그룹은 2006년 '사랑으로'라는 순우리말 브랜드를 선보이며 현재까지 아파트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랑으로'는 화목한 가정을 의미하는 '사랑의 날개'를 가진 핑크빛 원앙새 로고와 함께 쓰이며, '사랑으로 지은 집', '사랑으로 가득한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사랑으로'는 부영이 지은 집에 사는 모든 고객들이 화목하고 행복한,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부영그룹의 건설 철학을 담고 있다.
해외에서도 '사랑으로' 브랜드를 사용하며 한글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버스를 각각 1200대, 600대 기증하며 '사랑으로' 브랜드를 버스 출입문에 부착해 탑승하는 승객들이 쉽게 마주할 수 있게 했다.
한글 브랜드는 읽기도 쉽고 뜻을 알기도 쉬워 남녀노소 누구나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한글의 가치를 더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의지다.
# 이회장 "윤리경영 실천 국민기대 보답"
이중근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부영그룹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이중근 회장의 경영복귀를 임직원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동안 미진하던 사업들이 새로운 활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8월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중근 회장은 “대내외적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신속하고 치밀한 의사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부영그룹이 국민을 섬기는 기업으로 책임 있는 윤리경영을 실천해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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