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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흔든 세무시장…"직역 싸움보다 납세자 보호가 먼저"

국회 세미나서 플랫폼 세무서비스와 전통 업계 갈등 해법 논의

유경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7/06 [19:20]

AI가 흔든 세무시장…"직역 싸움보다 납세자 보호가 먼저"

국회 세미나서 플랫폼 세무서비스와 전통 업계 갈등 해법 논의

유경석 기자 | 입력 : 2026/07/06 [19:20]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납세자연대가 공동 개최한 'AI 시대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한 세무서비스의 선진화 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지혜 전자신문 기자, 남우진 한국납세자연대 회장, 나성길 한국조세연구포럼 초대 학회장, 김한규 국회의원,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

 

"기술혁신 막지말되 오류책임·광고기준·개인정보 보호 명확히"

 전문가들, 소송보다 자율규제·다자 협의체 통한 공존 틀 주문

 

[동아경제신문=유경석 기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 기술의 급진전으로 세무 대리 업계와 플랫폼 기업 간의 밥그릇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술 혁신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의 초점을 직역 간 갈등이 아닌 ‘소비자(납세자) 권익 보호’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강력하게 제기됐다.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대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AI 시대,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한 세무서비스의 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세무 행정의 발전 방향과 합리적인 법 제정 과제를 일제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김한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세미나는 특정 직역이나 업권의 밥그릇을 대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결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세무 전문가의 고유한 전문성과 법적 책임성은 앞으로도 존중받아야 할 가치이지만, AI와 기술 혁신이 국민의 납세 권리를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전향적인 시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화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만큼, 국민의 편에서 올바른 제도를 설계하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첫 발제자로 나선 남우진 한국납세자연대 회장은 AI 기반 세무서비스가 기존 시장에서 소외됐던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편리한 정보 접근성과 새로운 선택권을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남 회장은 “세무서비스 논의의 출발점은 직역 간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 보호여야 한다”라며 ▲전문영역과 단순 정보제공 영역의 명확한 구분 ▲오류 발생 시 책임 주체 구체화 ▲개인정보 보호 원칙 확립 ▲소비자 오인을 막을 광고 가이드라인 제정 ▲다자간 상시 협의체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플랫폼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신뢰를 높일 규제가 필요하다는 세무 행정·언론계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30여 년간 세무 현장을 지킨 박인호 전 강남세무서장은 “민간 플랫폼의 활성화는 국세청이 ‘원클릭 환급서비스’ 같은 디지털 혁신을 도입하도록 자극하는 긍정적 계기가 됐다”면서도 “일부 플랫폼이 세부 요건 검토 없이 경정청구를 대량 접수해 행정 마찰을 빚은 만큼, 공포 마케팅이나 과장 광고 대신 정확성과 책임성을 높여 국민적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지혜 전자신문 기자 역시 “플랫폼 이용자 다수가 세무 대리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계층인 만큼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는 정밀한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라며 “기술을 무조건 위축시키는 낡은 규제 대신 명확한 허용 기준과 광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소모적인 진흙탕 싸움을 멈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법조계와 정부 부처 전문가들 역시 이분법적 규제를 지양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한 ‘공존의 틀’을 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AI·플랫폼 규제 전문가인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미국과 영국의 규제샌드박스 도입 사례를 언급하며 “해외 주요국은 전문서비스 시장을 무조건 봉쇄하는 대신 소비자 보호와 기술 혁신이 동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변호사는 “전문자격사의 업무 독점권 또한 소비자 보호라는 공익을 위해 법률이 부여한 특권인 만큼, AI 시대에는 국민 관점에서 그 역할과 범위를 재검토해야 하며 소송 중심의 해결보다 자율규제와 다자 거버넌스에 기댄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이예솔 재정경제부 사무관은 “AI 기술 도입이라는 큰 물줄기에는 공감하지만, 세무사법의 제정 취지와 소액 납세자 보호라는 목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박현 중소벤처기업부 서기관은 “세무 서비스 산업 역시 고소·고발 같은 사법적 대립보다는 정부, 플랫폼, 전문직역,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 속에서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와 광고 가이드라인을 도출하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세미나 좌장을 맡은 나성길 박사(한국조세연구포럼 초대 학회장)는 “법률과 시행령 개정은 모든 국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철저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납세자연대 측은 이번 세미나가 AI 세무 혁신 속에서 ‘누가 옳으냐’의 싸움을 멈추고 ‘국민에게 무엇이 이로운가’를 논의한 첫 공론장이었다고 평가하며, 향후 상시 협의체 가동을 위해 지속적인 정책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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