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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제련소, 납 배출량 축소…신고치 1100배

기후부, 전국 '납 2차제련 사업장' 실태조사…29곳 중 13건 위반, 9곳 행정처분

최수빈 기자 | 기사입력 2026/07/24 [13:41]

폐배터리 제련소, 납 배출량 축소…신고치 1100배

기후부, 전국 '납 2차제련 사업장' 실태조사…29곳 중 13건 위반, 9곳 행정처분

최수빈 기자 | 입력 : 2026/07/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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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량 최대 1106배 오염물질 산정

통합허가 사업장도 납 기준 초과

축소신고 대거 적발…관리체계 허점

고령·함안 주민 건강영향조사 착수

 

[동아경제신문=최수빈 기자]  폐배터리에서 납을 회수하는 이른바 '2차 제련' 공장들이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정부 신고치보다 최대 1100배나 적게 신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를 받은 사업장에서도 납 배출기준을 초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행 관리체계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납 2차제련 사업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29개 납 2차제련 사업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배출기준 초과와 미신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등 모두 13건의 환경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이 가운데 9개 사업장에는 과태료 부과와 개선명령, 조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납 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았고, 한국비철은 니켈과 벤젠 등 새로운 오염물질을 신고하지 않은 채 배출한 사실이 확인돼 과태료와 함께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가장 엄격한 관리 대상인 통합허가 사업장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상신금속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를 받은 사업장이지만 납 허가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았다. 납은 저농도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아동의 발달장애는 물론 성인의 뇌졸중과 신장질환,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대기유해물질이다.

 

더 큰 문제는 실제 배출량이 장기간 과소 산정돼 왔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부 납 제련업체들은 자체 산정방식을 적용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영주시는 이러한 문제를 이유로 ㈜바이원의 공장설립 승인을 취소했으며, 정혜경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일부 업체의 신고량이 실제 산정치보다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마련한 국내 배출계수를 적용해 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발생량을 다시 산정한 결과, 29개 사업장 가운데 5곳은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을 대폭 축소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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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철은 기존 신고량 8.6톤이 실제로는 2340톤으로 272배 많았고, 소니드리텍은 10.5톤에서 1128톤으로 107배 증가했다. 엔케이합금메탈은 312배, 코바는 93배 차이가 났으며, 에스제이메탈은 3.4톤에서 3762톤으로 무려 1106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들 사업장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통합허가 대상 사업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국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정혜경 의원이 납 제련시설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라 실시됐다. 당시 정 의원은 경북 고령군과 경남 함안군의 납 제련시설 사례를 제시하며 "주민 건강 피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수조사와 함께 건강영향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주민 건강영향조사에도 착수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4일 정 의원실에 보고한 계획에서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과 경남 함안군 칠서면 등 폐납축전지 재활용시설 주변 주민을 대상으로 중금속 노출과 건강 영향을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는 약 1년간 진행되며 2027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혜경 의원은 "실제 배출량이 신고치의 수백, 수천 배에 달했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의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허위 신고 사업장에 대해서는 허가취소 여부까지 적극 검토하고, 주민 건강영향조사도 납 배출기준을 초과한 모든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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