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메탄올, 세계 최대 자동차운반선사에 청정메탄올 공급태백서 연 1만5000톤 생산…'생산·유통·수요' 밸류체인 구축
플라젠 자회사 에코메탄올, 태백시 등과 5자 협약 글로벌 선사 공급으로 청정 선박연료 생산거점 도전
[동아경제신문=유경석 기자] 국내에서 생산한 청정메탄올을 글로벌 해운사의 친환경 선박 연료로 공급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강원 태백에 연간 1만5000t 규모의 청정메탄올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생산부터 유통·수요까지 연결하는 국내 첫 상업형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청정에너지 사업 개발·엔지니어링 전문기업 플라젠이 주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코메탄올은 26일 서울 유코카캐리어스 본사에서 태백시, 현대코퍼레이션, 노르웨이 선사 발레니우스 빌헬름센 오션, 유코카캐리어스와 청정메탄올 공급을 위한 5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에코메탄올은 강원 태백에서 청정메탄올을 생산하고, 현대코퍼레이션이 이를 매입해 글로벌 선사에 공급한다. 발레니우스 빌헬름센과 유코카캐리어스는 공급받은 청정메탄올을 친환경 선박 연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태백시는 지분 공동투자자로 참여해 인허가 등 행정·정책 지원에 나선다.
1200억 투입…12월 착공, 2029년 상업생산
에코메탄올은 태백 동점산업단지에 총 1200억원을 투입해 연간 1만5000t 규모의 청정메탄올 생산설비를 구축한다.
원료로는 풍부한 산림 잔재물을 활용하고, 상업적 안정성이 검증된 이중유동층(DFB) 가스화 공정을 적용한다.
사업은 환경부 통합환경인허가를 이미 취득했으며 동점산업단지 부지 확보와 기본설계도 마쳤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착공해 2029년 1월 상업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시설이 가동되면 지역에서 36명의 상시 인력이 근무하게 된다.
태백의 청정메탄올 사업은 폐광지역의 산업 전환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2025년 태백시 장성광업소 경제진흥 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키면서 청정메탄올 제조시설을 사업에 반영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폐광지역 중장기 투자계획에 청정메탄올 클러스터 조성을 명시했다.
특히 동점산업단지 사업은 이미 조성이 완료된 산업단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신규 부지 조성에 따른 시간을 줄이고 조기에 착공·상업운전에 들어갈 수 있는 선도 사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해운 탄소규제에 국내산 연료로 대응
해운업계의 친환경 연료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유럽연합(EU)은 해운 분야에 탄소배출권거래제(EU ETS)를 적용하고 있으며,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규제하는 FuelEU Maritime도 시행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역시 국제해운의 탄소중립을 위한 넷제로(Net-Zero)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선사들도 청정메탄올 선박 운항에 나서고 있다. HMM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HMM Green’과 ‘HMM Forest’는 지난해 3월과 5월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서 각각 2900t과 3110t의 메탄올을 공급받았다.
유코카캐리어스가 운항하는 자동차운반선 ‘악틱 턴’도 지난 7월 상하이에서 약 2800t의 메탄올을 공급받아 아시아·유럽 노선의 첫 상업 운항에 나섰다. 다만 현재 국내 선박에 공급되는 청정메탄올은 모두 해외에서 들여온 물량이다.
국내에는 아직 청정메탄올 상업 생산설비가 없다. 울산항이 2023년 세계 최초로 선박용 그린메탄올을 급유한 항만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당시 사용된 연료 역시 수입산이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메탄올은 연간 약 200만t에 달하며 대부분 화석연료를 원료로 생산한 수입 물량이다. 태백 생산시설이 가동되면 국내 최초의 청정 선박연료 생산 사례가 될 뿐 아니라 메탄올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해운·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기 가격차 메워야”…정책 지원 필요성도
업계에서는 청정메탄올 산업이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초기 가격 경쟁력을 보완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정메탄올은 현재 화석연료 기반 메탄올보다 생산비가 높다. 온실가스 배출에 충분한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환경 연료에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 가격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일정 수준의 차액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공포된 ‘녹색해운항로 구축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청정메탄올 가격 차이를 보전하는 차액지원제도(CCfD) 등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폐광지역의 대체산업 육성을 위한 강원특별법 개정안에 관련 사업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경국현 플라젠 겸 에코메탄올 대표이사는 “플라젠의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사업 실행력이 에코메탄올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선사 및 파트너들과 연결되는 결실을 맺었다”며 “태백시와의 굳건한 협력을 바탕으로 태백을 글로벌 무탄소 에너지의 핵심 기지로 탈바꿈시키고 대한민국 친환경 해운·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대표 성공 모델을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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