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설학원 개발자 대거 양산…기업 요구 인재 드물어
SW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개발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는 기존에 단순 코딩 등 초급인력만 대거 양성해 배출한 탓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중·고급 인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하면 2018년까지 SW초급인력은 6000명이 과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중급 및 고급인력은 1만1000명이 부족하고, SW융합분야 인력도 2018년까지 약 3만5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999년 말에서 2000년대 초 인터넷 기반의 IT벤처붐을 타고 SW인력수요가 크게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게임, 포털산업 등 일자리가 넘치면서 대학은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앞 다퉈 학과를 개설했고 사설 학원도 생겼다. 하지만 양성된 대부분의 인력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보수 등으로 심한 이·전직을 겪었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들은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겨버리기 일쑤였다. 그결과 SW인력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면서 채용도 갈수록 어려운 현실이다. 2014년 기준 중소 SW기업 평균 인력 부족수는 2.3명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W업계의 인력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ICT 전문융합인력 실태분석 및 전망 조사’에서 2018년까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5대 융합 분야의 인력 수요가 3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봤다. 또한 정보통신산업정책연구원(KISD)도 2017년까지 8만명의 SW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진흥원(KISA)은 2012년 ‘정보보호 인력수급 실태 전망’ 보고서에서 2017년까지 필요한 인력이 1만6197명인데, 공급은 3006명에 그쳐 5년 동안 1만3000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봤다. 기관마다 SW인력 수요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최소 1만3000~8만명의 인력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문 분야의 고급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기업들은 현업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인 중·고급 이상 실력과 경험을 갖춘 개발자를 원하지만, 이러한 개발자 수는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내놓는 SW인력 정책은 대부분 중장기 시점에 맞춰져 있다. 지난 2013년 발표된 ‘SW혁신’전략에 의하면 초·중·고 SW교육 도입과 대학 SW 전공인력 지원 및 SW 연구센터 확대, SW마이스터고 지정 등 주로 중장기적 지원에 맞춰져 있다. 그나마 SW특성화대학 지원 등이 현장과 접목돼 효과가 기대되는 정도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적으로 적고 실제 투입까지 갭이 있다는 것이 SW업계의 시각이다. 중소기업 재직 SW개발자 재교육 바우처 지원이 현업과 연계한 사업으로 기대됐으나, SW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장 일할 인력도 없는데 교육에 투입할 인력과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 속내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개발자를 뽑아 사용하겠다는 기업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급 SW개발자를 육성하려면 정부가 현장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석·박사급 진학 인력도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2016년 4월 19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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