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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포저 불법 위·개조로 하수역류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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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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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역류 책임전가로 주민간 갈등
전문가, 디스포저 사용 부적합 지적

 
최근 수년간 주방용 음식물분쇄기(이하 디스포저)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문제는 음식물분쇄기가 설치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위·개조를 거친 뒤 가정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하수관 막힘과 역류 현상으로 주민간 갈등을 겪는 일이 크게 늘고 있다는데 있다.
 
주방용 디스포저는 일반적으로 싱크대와 직접 연결돼 음식물을 부수는 역할을 맡는 1차 분쇄기와 분쇄된 찌꺼기를 회수하기 위한 2차 처리장치 구조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실제 제작 및 설치 업체들은 쓰레기 회수를 위한 2차 처리장치를 떼어낸 채 설치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버리기 위해서는 추가적 비용이 소모되고, 불편하다는 이유다.  
 
환경부는 앞서 하수관로 막힘과 하수처리장 오염 부하량 증가 등을 우려해 1995년에 디스포저 설치·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를 이유로 하수도법이 아닌 ‘주방용 오물분쇄기의 판매·사용금지’에 관한 환경부 고시를 개정해 판매 및 사용을 허가했다.
 
하수도법과 환경부 고시 등에 의하면 분쇄형 음식물 처리기는 2차 처리기를 통해 배출물의 80% 이상 걸러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제품을 제조·수입·판매할 경우 불법이다. 정부가 2012년 10월 인증 제품 판매를 허용한 이후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8월까지 7만1088대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1~8월까지 주방용 음식물 분쇄기 판매량은 2만3798개로, 전년도 연간 판매량인 7748개의 3배가 넘겼고, 추세상 연말까지는 3만대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TV홈쇼핑과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량이 급증한 결과다.
 
업계는 허술한 규정 탓에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판매하는 제조사도 적지 않아 실제 판매량은 KS인증 제품으로 유통 확인 된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다세대, 공동주택 배관 여건상 디스포저 사용이 어렵다는 배관업계 지적도 나온다. 배관이 모두 수직으로 떨어지는 형태라면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 가정에선 수평 구간이 많아 디스포저를 사용하지 않아도 쉽게 막힌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환경부 규정을 위반한 제품을 판매할 경우 업체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고, 사용자도 과태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디스포저의 불법유통을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데다가 인증 받은 제품이라도 설치 과정에서 내부를 재조해 2차 처리기를 제거할 경우 아예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
 
이에 환경부는 앞으로 고시를 개정해 디스포저 불법 개조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차 처리기를 불법으로 분리하지 못하도록 하나의 몸체로 된 일체형 제품만 허용하는 방식이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은 이미 제출된 상태이지만 회기내 통과가 어려워 보인다. 임의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경우 인증제품의 판매는 허용하되 불법 행위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경우 연구·시험·수출 목적을 제외한 디스포저 판매·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하수도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하수도법 개정안은 사실상 자동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1월 10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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