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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가업승계 포기…조세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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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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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자녀 가업승계 기피 경향…기술단절 

日 상속세 완화로 2,3세 승계율 증가


창업자들은 기업의 존속을 바라며 백년기업을 꿈꾸고 있으나 가업승계의 어려움으로 좌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가업승계를 부담스러워 하는 2세들이 많아지면서 창업자가 쌓은 기업경영의 노하우와 기업문화가 일거에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모노즈쿠리(장인정신)로 대변되는 기업문화를 가진 일본의 경우에도 불황이 길어지면서 후계자들이 가업승계를 거부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에 일본 정부는 가업승계를 장려하기 위해 사업승계제도를 운영해 왔다. 상속 지분의 53%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이 핵심이나 신청 건수가 연간 500건 안팎에 머물렀다. 


결국 일본 정부는 특단의 조치로 지난 2018년 사업승계제도의 혜택을 대폭 확대한 ‘특례사업승계제도’를 도입했다. 10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동 제도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전액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특례제도를 신청한 중소기업 2세는 가업을 물려받을 때 내야 하는 증여세와 상속세를 전액 유예 받고, 선대 경영자가 사망하면 유예 받은 증여세 납부가 면제된다. 그리고 가업을 계속 운영해 3세에게 물려주면 유예 받은 상속세는 최종 면제된다. 


일본은 이 제도를 시행한 지 2년 만에 신청 건수가 연간 3815건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기업을 잇고 싶어도 상속세 부담으로 사업승계를 포기한 젊은 2세, 3세 경영인들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가업승계를 포기하는 최대 이유로 세금부담을 꼽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업력 10년 이상의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소기업 창업주의 76%가량이 기업 영속을 위해 2세에게 가업을 승계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기업의 98%가 가업승계 과정의 어려움으로 ‘막대한 조세부담 우려’를 꼽았다. 처음 조사했던 2019년 77.5%보다 20%포인트(p) 넘게 올랐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55%)에 이어 세계 2위다. 여기에 상속세액 30억 원 초과 시 특수관계인 할증 20%까지 적용하면 상속세율은 60%로 높아져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금 부담으로 상속을 포기한 기업들 사례는 이미 여럿이다. 쓰리세븐(손톱깎이), 유니더스(피임기구), 농우바이오(종묘) 등은 그 분야 1위 기업이었지만 상속세를 내기 위해 경영권 매각의 역사가 있다. 또한 상속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기업의 사모펀드 매각, 일부 대기업의 비상장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편법 등도 따지고 보면 과도한 상속세 부담 때문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이러한 조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가업상속공제제도가 도입, 시행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승계할 때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공제를 해, 상속세 부담을 줄여 주는 제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활용 건수는 사후관리에서 까다로운 조건 등으로 연평균 85건에 그치고 있다. 


기업 상속을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한 우리나라 정서상 일본과 같은 파격적인 상속세 면제 혜택을 부여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다만, 기업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가업상속공제의 요건을 완화하고, ‘사전 증여제도 개선’을 통해 세제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 보장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4월 12일 동아경제 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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