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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업계, 올해부터 표준하도급 계약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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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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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 불공정 횡포에 ‘속앓이’

납품대금 지연·설계 변경 비용 못 받아


금형업계가 발주처의 ‘불공정’ 횡포에 속병을 앓고 있다. 납품대금을 제 때 못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발주처가 수시로 사양을 바꿔 잦은 설계변경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해도 이를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은 공정위에 도움을 요청했고, 올해부터 표준하도급 계약서가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독일, 일본, 미국, 중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5대 금형 생산국으로 지난해 금형산업의 수출 규모는 23억2000만 달러를 기록, 7년째 세계 2위를 차지했다. 금형산업은 국내 부품소재 중 유일하게 1998년부터 매년 대일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특히 금형산업은 자동차, 스마트폰, 반도체, 가전 등 국내 생산제품의 틀을 제공하는 ‘뿌리산업’으로 국내 8700여개 금형업체가 제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상위기업을 제외하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간 매출이 1000억 원 이상인 곳은 19곳(0.2%)에 불과하고, 4830곳(55.5%)은 매출이 5억 원 미만이다. 전체 금형업체의 83%인 7200곳은 근로자 1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들이다. 이렇다보니 발주기업과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컨대 자동차는 보닛, 루프, 트렁크, 범퍼, 그릴 등 부품을 제작하기 위해 2만 개 이상의 금형이 필요하다. 금형제조에는 정밀성과 기술난이도에 따라 3개월~1년6개월 정도 소요되며, 비용은 수백만~수억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금형업계에 의하면 여타 수주 산업과 달리 수주 단계별로 선급금, 중도금, 잔금을 정확하게 나눠주지 않고 납품될 시점에야 선급금을 주는 관행이 이어져왔다. 이 때문에 최근 부산의 한 금형업체는 한 중견기업이 구두로 금형을 주문해놓고 대금 지급을 계속 미루는 바람에 빚이 누적돼 부도가 나기도 했다.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대기업과 대형 금형업체사이에는 어느 정도 공정거래 문화가 정착됐다. 하지만, 자동차·가전 2~3차 협력사들과 중견·중소기업 발주처 중 상당수는 대금지급 지연, 설계 수정비용 미지급, 계약서 미작성 등 불공정 거래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8월 수정 작업 비용 등 1억 원을 금형업체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생활용품업체 B사에 과징금 5900만원과 시정명령 조치를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금형업계가 불공정에 시달리며 R&D투자 여력이 사라지게 되면, 자동차, 가전 등 국내 완성품 제조업체들이 기술력 있는 금형업체를 찾지 못해 신제품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 또한 해외에서 대체할 금형을 수입하게 되면 비용 상승뿐 아니라 핵심기술 유출에 직면할 수도 있어 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결국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은 지난 2020년 8월 공정위에 금형업종 표준하도급 계약서 제정을 신청했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표준 계약서 작성은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 공정 문화 조성에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2022년 4월 22일 동아경제 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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