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 잡기 ‘별따기’
법인택시 운전자 23% 급감
지하철 심야운행 순차 재개
최근 택시 이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택시 공급량이 이에 미치지 못하며 심야 택시 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모바일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의하면 지난달 카카오T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23만7477명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월인 4월과 비교하면 90만 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에 따라 직장 회식이나 저녁 모임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택시 공급은 크게 줄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택시기사들의 수입이 줄어들자 택시 면허를 포기하거나, 호황을 누린 배달업 등으로 이직해버린 탓이다. 지난 2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 넘게 줄었고 법인택시 운전자는 약 23% 급감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 통계를 보면 지난 2019년 말 10만2320명에 달하던 법인택시 기사수는 지난 3월말 7만4331명으로 무려 2만7989명이 감소했다. 이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줄어든 기사 수와 맞먹는 수치가 지난 2년간 줄어든 것이다.
고령화된 택시기사들이 심야운행을 꺼리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전국 택시운수 종사자(23만8588명) 중 65세 이상 고령층은 41%(9만8323명)에 이르고, 서울의 경우 전체종사자(6만966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7%(3만3057명)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승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일반 택시보다 비싼 고급·대형 택시를 할증료까지 붙여 이용하고 있다. 평소보다 최대 3배 이상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지만 심야 시간에는 이마저도 부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택시기사들은 일부러 고급·대형택시로 갈아타기도 했다. 미터기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는 중형택시와 달리, 고급·대형택시는 탄력요금제나 별도 구간 요금제, 대절 요금제 등을 활용할 수 있어 현재와 같이 택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심야버스 노선을 확대하고 개인택시의 한시적 부제 해제, 심야 전용 택시 3000여대 추가공급 등의 대책을 실시했지만 심야시간대 이동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교통공사에 의하면 지난 7일부터 지하철 2호선과 5~8호선의 새벽 1시까지(종착역 기준) 심야운행을 재개했다. 앞서 민자 노선은 9호선, 경전철 우이신설선, 신림선 등은 지난달 30일부터 심야운행을 재개한 바 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철도공사가 공동 운영하는 구간인 1호선과 경의중앙선 등은 다음 달 1일부터, 3·4호선은 8월 1일부터 심야운행을 재개하기로 해 택시 대란을 일부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6월 16일 동아경제 신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