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분양 속출에 자금확보 ‘비상’
수도권 미분양 급증…제 2금융 ‘노크’
미분양 우려에 미착공 현장늘어
부동산 자금 경색으로 단기자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건설사들이 핵심 사업지 대규모 미분양 비상이 걸렸다.
사업 초기 부동산PF로 자금을 확보한 후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와 PF를 상환하는 사업 특성상 일반분양률이 50%를 밑돌 경우 자금압박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미분양이 급증하면 캐피털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로 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GS건설·SK에코플랜트는 최근 경기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 아파트의 일반분양 899가구 중 508가구의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청약으로 전환했다.
청약 당시 5.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단지의 실제 계약률이 43.5%에 그쳤다. 급락한 주변 시세가 계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분양가 결정 당시 전용면적 59㎡(7억7000만원)는 주변 시세보다 싼 편이었으나 몇 달 새 주변 집값이 급락하면서 당첨자들이 계약을 주저한 것이다.
같은 달 경기 안양시에서 분양한 평촌두산위브더프라임 역시 11.8 대 1의 청약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최초 계약률이 37.6%에 그쳤다.
지난주 청약한 인천 영종하늘도시 ‘호반써밋스카이센트럴’은 경쟁률이 0.24 대 1, 충북 ‘e편한세상옥천퍼스트원’은 0.25 대 1을 기록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작년 말 1만7710가구에서 올해 8월 기준 3만2722가구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PF 대출을 일으키고 분양 공고를 낸 상황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공급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사는 분양이 안 될 경우 자체 자금을 투입해 주택을 완공해야 하고,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이어지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된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현장을 더 늘릴 수 없다고 판단해 미착공 현장을 포기하면 제2금융권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 10%대 고율의 이자를 낼 여력 없이 추가 대출과 연장으로 버티면서 실낱같은 희망으로 버티는 곳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2022년 11월 18일 동아경제 신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