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자동화로 고부가 산업으로 전환해야
韓, ‘미-중’사이에 낀 ‘샌드위치’…신기술 개발해야
연수원·자격(민간)제도·플랫폼 마련 역점
우리나라 6대 뿌리산업중 한 축을 담당하는 용접기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제12대 은종목 이사장(공학박사, 사진)은 “용접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IT기술개발이 길”이라며 “정부는 용접산업 디지털 전환과 젊은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 이사장은 우리나라 용접기계 시장을 ‘샌드위치’로 비유했다. 중국 수입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국내시장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곤 용접기의 경우 중국산 300 암페어 제품이 50만원 대, 국산은 7~80만원 대다. 반면 미국산은 6~700만 원대다. 일부 국산제품이 중국과의 가격경쟁으로 부실화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은 이사장은 “현재 용접시장은 재래식 방식의 사용이 줄어들고 자동화, 용접 자동센서, 용접데이터 관리 등으로 점차 디지털화 되고 있다”며 “선진국과 대등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의 고도화로 용접 자동화로 전환해 제값받는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거듭 그는 “한국에 소프트웨어 업체가 많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어 사람처럼 섬세하게 용접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용접산업의 디지털화를 위해 연구개발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이사장은 “정책과제를 보면 연구에서 연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상용화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학과 현장과의 괴리가 큰 탓에 제품화를 했더라도 원가 및 공정개념이 시장에서 인정을 못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용접기술은 조선, 철강, 중공업, 자동차 등의 성장과 함께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해 독보적인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도 3D업종으로 인식돼 젊은이들이 기피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용접을 안 배워서 용접사들이 부족한 것이 심각한 문제다. 공대를 졸업하면 엔지니어로서 사명감을 갖고 현장으로 가야하는데 그렇지 않다.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사명감을 갖도록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야한다”며 “더구나 용접기기 업체들은 대부분 고령화에 가업을 잇지않으면 기술의 연속성이 사라질 상황이다. 이처럼 가업승계가 안 될 경우 향후 10년이내 7~80%는 사라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의 역점사업은 두 가지다. 먼저 전문연수원을 만들어 기술 교육의 요람을 조성하고 두번째는 민간 자격제도를 운영해 로봇자동 용접사를 배출하는 것이다.
은종목 이사장은 “전국 용접인이 40~50만명이다. 함께 소통할 수 있고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 새로운 시장과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조합사들을 위한 기술개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용접업계의 이익창출과 권리보장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3년 1월 5일 동아경제 홍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