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3-24(금)

조창환 화백, ‘숨’을 통한 생명의 소중함을 담다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3.01.16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16.jpg

 

16-1.jpg


‘수행’ 자세로 한 올 한 올 캔버스에 생명체를 담아

 

조창환 화백의 ‘숨’ 그림을 보면 생명체가 살아 꿈틀대는 것처럼 생동 에너지를 느껴진다. 그는 생명체와 예술을 잇는 것은 ‘숨’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숨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다. 조 화백은 “생명의 소중함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숨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은 실상 어려웠다.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숨을 그림으로 한번 옮겨봐야겠다는 도전정신으로 매진하면서 수십 번의 실험을 거쳤다.

 

초창기 때는 빗자루로 붓을 만들어 숨결을 표현했다. 그러다 작은 하나하나의 숨들이 모여 생명을 유지함을 통찰했고 특수붓(갈기)을 개발, 한가닥의 갈기 붓으로 한 올 한 올 물감을 정성껏 찍은 7겹의 ‘숨’들이 생명체를 만든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많은 인내심이 요구됐다. 그는 “수행하듯 도를 닦는 정신으로 물감을 찍으며 같이 호흡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벌 작업을 할 때 여러 개의 그림을 놓고 그린다. 한 예로 붉은 색으로만 계속 표현하다 보면 붉은색의 변화를 못 찾아내기 때문이다.

 

여러 색을 사용하면서 채움과 비움의 ‘도’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는 “점을 무수히 채우면 채울수록 결국은 사라져 비워진다. 치열하게 숨쉬고 결국 비우는 것”이라며 끊임없이 채워서 비우는 ‘도’를 전하고 싶은게 그의 바람이다.

 

조 화백은 “나의 모토 중에 하나가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세월에 상관없이 그림에 그대로 녹아있게 된다”며 “살아있는 동안 숨쉬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 화백의 작품은 그렇게 숨 생명체의 집단적 율동감을 전달한다. 양손으로 건져 올리면 길쭉한 섬유질이 한아름 잡힐 것 같이 밀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한 올로 만들어진 붓으로 물감을 찍어 만든 화면은 색선의 움직임이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갈기 붓’에 물감을 찍어서 쌓아 올린 수많은 미세한 선들은 숨쉬는 행위였다. 그의 수행을 통한 호흡은 여러 층으로 살려 각기 다른 층들의 선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꿈틀댄다. 

 

그의 작품은 올해 2월 20일 서울 롯데타워, 4월 20일 역삼역 부근 이마주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2023년 1월 16일 동아경제 홍상수 기자

태그

전체댓글 0

  • 31926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조창환 화백, ‘숨’을 통한 생명의 소중함을 담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