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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넘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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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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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막오른 고속철시대> ⑧넘어야 할 과제
지역편중-항공업 타격-부동산 투기 해결해야

고속철도 개통을 맞아 지역경제 개발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와 연구가 선행되지 않으면 지역경제가 오히려 수도권에 종속될 가능성도 있다. 고속철도를 잘 활용하면 지방 중소도시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지만 반대로 수도권의 변방 도시로 전락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운행으로 대도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문화시설, 상업시설, 교육기관 등을 이용하려는 지방의 유동인구가 수도권으로 역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철도 정차역과 비 정차역 사이의 개발 불균형이 심화돼 지역간 흥망성쇠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편중 문제 해결해야 = 우리보다 30여년 먼저 고속철도,, 신칸센을 개통한 일본은 지방도시 곳곳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아오모리현 하치노해시는 지난해 12월 신칸센 개통으로 지역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지역 방문객이 개통 전에 비해 74만여명이나 늘어났으며 지역 총생산량도 30% 이상 증가했다.

반면 중소도시 아키타(秋田)는 지난 97년 신칸센 역사가 들어서면서 지역경제가 급속하게 쇠퇴했다. 주민들이 신칸센으로 2시간 40분 거리인 도쿄의 고급 쇼핑시설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소매 점포수 16%, 연간 소비지출 20%, 매장면적의 17%가 각각 감소했다. 나가노(長野)현 고모로(小諸)시도 인근 사쿠(佐久)시에 신칸센 역사가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크게 준 것은 물론 상점 문을 닫거나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국내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

교육.문화.상업.의료 시설이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주민들이 고속철도를 이용해 서울로 몰려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당일 관광객'은 늘면서도 정작 돈이 되는 숙박 관광객들은 줄어 지역 숙박.

요식업 등을 침체시킬 수도 있다.

실제 경북대병원, 영남대 병원 등 대구지역 병원들은 환자 중 일부가 서울로 이동할 것을 우려해 암 치료 장비 등을 새로 도입키로 했으며 지역 문화.예술계도 수도권의 오페라, 뮤지컬, 연극 등의 관람을 위해 서울 나들이가 잦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고속철도의 요금과 출근시간대, 수송능력 등을 감안할 때 서울 거주자가 천안, 대전 등 지방으로 이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오히려 단기적으로 유동인구가 서울로 집중되고 고속철도 정차역 위치에 따라 지역간 양극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속철도 정차역, 비 정차역간 성장 격차도 확대될 우려가 크다.

국토연구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고속철도 개통 이후 부산은 약 2천명, 광명시주변은 1천431명의 순인구 유입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고속철도가 운행되지 않는 강원, 제주와 고속철도 정차역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효과가 약한 충북의 경우는 오히려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가 닿지 않는 지역에는 고속철도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연계 교통망 구축, 통근비 보조, 이용편수, 이용시간대 확대 등을 서둘러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고속철 개통에 따른 변화에 맞춰 독자적이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찾는 등 독자적인 생존전략 수립을 서둘러야한다.

이성우 서울대(지역개발)교수는 "고속철도의 기회요인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할경우 대전 등 지방도시는 독자적인 발전체계를 갖추지 못한 수도권 변방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며 "고속철도와의 연계교통망 확보, 도시계획 정비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공, 고속버스, 화물수송업계 타격 = 지역 항공업계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경우 파리-리옹(430㎞)을 잇는 테제베(TGV) 동남선이 개통되자 항공기를 이용하던 여객중 50%가 고속철로 옮겨갔으며 이 구간 교통시장의 90% 이상을 고속철도가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 94년 개통된 파리-런던 고속철 `유로스타'는 항공기를 제치고 유럽에서가장 인기있는 노선이 됐으며 파리와 브뤼셀을 연결하는 `딸리스'는 에어 프랑스(Air France)가 이 구간 운행을 중단하게 만들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공항 이용객은 지난해에도 목포 65%, 여수 28%, 김해 10.8%, 광주 9% 순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서해안, 중앙, 대진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육상 교통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이런 가운데 고속철이 운행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의 알짜인 서울-부산 노선의 경우 도심 접근, 운항, 대기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속철도는 3시간 25분, 항공기는 3시간으로 큰 차이가 없다.

또 고속철도 운임이 항공기의 70% 수준에 불과한데다 항공기의 경우 기상악화등 정시성을 확보할 수 없어 고속철도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 자명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서울-대구 노선을 하루 9편에서 3편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8편에서 1편으로 크게 줄이기로 했다.

김해공항을 이용한 부산-서울 항공기 이용객 수도 현재보다 55% 감소할 것으로전망된다.

더욱이 자치단체가 항공업계의 손실을 보전해온 예천공항은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까지 1천257억원이 투입되는 울진공항 건설 공사도 공사 기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고속버스 업계도 도로 사정 악화와 도시화, 인구 밀집 등으로 시간 단축에 한계가 있어 경쟁에서 크게 뒤질 수 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고속버스가 신칸센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일부 지선에서만 운행되고있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고속철도 개통 이후 부산-서울 고속버스 승객수가 지금보다 40.6%나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물운송 업계도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지입 화물차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물동량이 철도로 빠져나갈 경우 저가 수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물운송 업계는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철도수송 분담률이 높아지면 육상운송 회전율이 빨라져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대한항공 대구지점 최재화 차장은 "고속철이 개통되면 대구-김포 노선은 승객의70-80%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동남아 등 중.단거리 국제노선을 활성화시키는 등 다양한 수익모델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억제해야 = 고속철도 개통으로 광명은 물론 천안.아산, 대전이범 수도권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세권 주변은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태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청권에는 외지 투자가 대거 유입되고있다.

최근 천안, 아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들어 28.8% 상승했으며 특히 최근한달간 5.01% 올라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천안 불당지구는 지난해 8월 단독택지(216필지) 분양에 무려 2만6천699명이 몰려 123.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은 신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나오기 전에 비해 아파트값이 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7월 1억5천만원대였던 서구 둔산동 40평대 아파트는 지금은 3억5천만원--4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기 택지개발지구인 유성 노은지구 역시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100-150%의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아파트는 평당 분양가가 1천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광명시 역시 고속철도 역사 주변은 주거지 확대 등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로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른 상태다.

광명역사가 있는 소하동 아파트는 1년 사이 평균 6천만원이 올랐고 땅값도 2배이상 뛰었다.

외국에서는 고속철도 통과역이 결정되면 역사 주변을 정부 또는 개발사업자가우선 사들인 뒤 개발계획에 따라 기업이나 개인에게 되팔아 부동산 투기를 막는 방법이 일반화돼 있다.

특히 고속철도 중간역으로 결정된 오송, 김천.구미, 울산역 등에서는 이미 부동산 투기조짐이 일고 있어 정부차원의 투기 근절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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