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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을 찾아서] 수곡 손대현 명장, 나전칠기 세계화에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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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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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식지 않는 옻칠 열정…전통문양 모티브로 현대감각·실용성 살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 수곡 손대현 명장이 나전(螺鈿)과 인연을 맺은 지 50여년. 옻칠방 문턱을 넘을 때면 두근거리는 그의 가슴은 식지 않는 그의 열정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손대현 명장은 10대 중반에 옻칠에 심취되면서 제대로 배우고 싶어 민종태 선생(故) 문하생으로 입문, 기술과 정신을 배웠다.

손 명장은 “선생님은 작품이 생명력을 가지려면 ‘고려시대’ 기법의 틀을 절대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셨다. 옻칠은 칠하고 말리고 갈아내는 과정의 반복이 섬세하게 이뤄진다. 이 때 한 과정이라도 빼먹거나 소홀히 하면 그 작품은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거듭 “작품속에 나타나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예를 들면, 일본 바이어가 선생님께 찾아와서 ‘차도구’에 일본식 문양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는 일본문양을 똑같이 하고 싶지 않고, 또한 시키는 대로 작업을 한다는 데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다. 특히 선생님은 어떠한 작품속에도 우리 고유의 정서와 숨결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나전은 무지개 빛, 금 빛을 내는 전복과 맑고 투명한 빛을 내는 소라류의 조합과 그 위에 옷칠을 더함으로써 신비롭고 영롱한 무늬와 빛깔의 문양을 만들어낸다. 송곳·가위·실톱 등으로 자개를 문양대로 오려내는 주름질 기법과 패각을 얇게 선으로 잘라 문양대로 칼로 끊는 끊음질기법 등이 사용되어 다양한 문양을 조합해낸다. 특히 장소·빛·시간 그리고 관조자에 따라 오묘한 색변화를 가져온다. 그래서 나전에 매료된 일본 등 외국인들이 나전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아오는 발길이 잦다.

손 명장은 “나전은 고려시대 때 칠기의 기법으로 완성되어 더 이상의 기법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전통문양의 소재를 찾아 재해석 한 후 탄생되는 새로운 문양과 디자인은 이 시대에 맞게 현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명장은 부귀다남 십장생, 사군자, 불로장생도, 당초문양 등 셀 수 없는 문양을 갖고 있으며, 또한 그의 칠은 색감과 질감 모두 뛰어나고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대표작인 ‘귀갑문건칠화병’은 기술의 난이도가 높고 견실해 최고의 미려한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손 명장의 작품은 외교선물로 자주 사용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옛 당초문양을 모티브로 새로운 나비당초문양을 만들어 유럽순방 때 7개국 정상에게 선물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일본 천황에게 ‘쌍희(喜)’라는 우리 전통문양에 학이 어우러진 보석함을 만들었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방한 때는 십장생이 들어간 나전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손 명장은 나전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업과도 많은 작업을 진행했다. 한 예로 지난 2011년 BMW와 협력해 차 내장재에 나전으로 장식해 호평 받았다. 또한 삼성이 개발한 102인치 PDP TV에 일본 유명 전자업계 CEO 영문 이름을 나전칠기로 작업해 선물했다. 또 중동 부호에게 수출할 제품에도 나전장식이 들어간 바 있다. 기존의 나전이 보석, 서류함, 가구 등에만 적용됐던 것에 비해 그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다.

손 명장은 “좋은 소재에 옻칠을 해서 인테리어적인 측면 등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무한하다. 나전의 우수성을 알리고, 저변확대와 후진양성을 위해 서울대, 전통공예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다. 또 해외전시회 등 기회가 있으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나전의 활성화와 산업화를 위한 정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곡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손 명장은 1991년 대통령 표창을 비롯 다양한 표창을 받은바 있으며, 1991년 제1호 나전칠기 명장으로 선정된 바 있고, 1996년 문화재 수리기능사 지정, 1997년 무형문화재 14호, 1999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1호 옻칠장으로 선정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전시회 참여를 통해 나전칠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사진설명: 서울시 무형문화재 (옻칠 명장)인 손대현 명장이 나전칠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3년 10월 10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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