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대만문제 ‘전략적 모호성’이 효과적일 수 있어""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앞서 선제적 준비 필요" 제언
"한국 대만문제에 명확한 입장 대신 한미일·한중관계 고려 모호성 유리 역할론 부각땐 ‘전략적 유연성’ 제한"
[동아경제신문=김선아 기자] 최근 한중관계에 있어 대만문제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이관후)는 “대만문제에 있어서 우리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보다는 ‘전략적 모호성’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제언을 했다. 조사처는 22일 '대만문제 관련 한미일 공조 현황과 한중관계'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미일 그리고 한중관계에 미칠 대만문제를 다뤘다.
한미일 3국은 대만문제 관련 입장을 반복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군사력의 초점을 한반도보다 대만 위기 대응에 맞추는 분위기라는 해석이다. 한중관계에 있어 대만과의 관계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국무부는 대만과의 관계에 관한 팩트시트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하며 대중국 견제와 친대만 기조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해당 문서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미국은 여전히 대만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처는 한미일 3국의 대만문제 논의가 기존의 양자 차원을 넘어 다자 이슈로 보았다. 또한 지역적 쟁점에서 글로벌 안보 사안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 역시 과거에는 대만해협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데 그쳤으나, 최근에는 현상 변경에 대한 명확한 반대와 군사적 행동에 대한 우려 표명 등 논조가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문제를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익’으로 간주해 왔으며, 미·중 관계에서도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으로 강조하고 있다. 한미일 3국의 대만문제에 대한 공통된 입장 표명이 자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이러한 기류에 대해 정작 대만 내부에서는 다양한 주장이 혼재하고 있다. 대만의 양안정책은 급진적 변화보다는 신중한 접근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조사처는 보고 있다.
보고서는 대만문제 관련 한미일 3국의 공조 현황과 함께 한중관계를 고려하여 인·태(인도-태평양)전략의 방향성을 검토했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의 의제 관리 등의 시급성을 제시하였다. 분명한 것은 미·중 간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국가 이미지를 비롯해 한중관계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중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만을 둘러싼 정세는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이기 때문에 한국은 경제, 안보 등 다양한 지정학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대응방향의 수립이 요구된다.
대만문제 관련 한미일 협력은 ‘규칙 기반 국제질서 유지’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인태전략을 전제로 하고 있어 대중국 견제 의도로 해석되는 가운데, 국제정세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한국은 인태전략에서 입장을 명확히 하기보다는 한중관계 등을 고려하여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중함과 유연성을 견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경주 APEC 정상회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경우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을 의제로 포함할지 여부, 포함할 경우의 논의 수위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요구되며, 한미·한중 등 양자, 그리고 한미일·한중일 등 소규모 다자 정상회담이 동시에 열릴 경우, 의제간 충돌 가능성에 대한 사전 점검이 시급한 당면과제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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