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서전 쓰기가 '만수래만수거' 인생 깨닫게 해줘"[인터뷰] AI 기반 전국민 자서전쓰기 운동 나선 유경석 동아경제 대표
"공수래공수거 아닌 감사의 인생… 자서전 통해 삶이 빈손이 아닌 ‘가득 찬 인생’임을 새삼 알게 돼
AI가 평범한 사람의 기록도 서사로… 삶의 기억 쓰기, 세대 갈등까지 치유"
[동아경제신문=김선아 기자] "자서전을 쓰면 삶이 '공수래공수거'가 아니라 '만수래만수거'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동아경제신문사 유경석 대표가 인공지능(AI) 기반 자서전쓰기 운동을 벌이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만수래만수거(滿手來滿手去)'. 가득 찬 손으로 왔다가 가득 찬 손으로 간다는 뜻의 이 신조어를 보편화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말합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죠. 탐욕을 버리고 담담하게 살자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이 표현은 결핍에서 출발해서 결핍으로 끝나는 허무주의적 세계관입니다."
유 대표는 이것이 세대 간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자녀들이 부모에게 '내게 해 준 게 뭐 있다고 그래요?'라고 대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나를 고생뿐인 세상에 이끌었는데, 고마울 게 뭐냐'는 반발인 거죠."
하지만 자서전을 쓰기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고 그는 말한다. "부모님과 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 환경 등 내가 받은 것들의 목록이 보입니다. 나를 키워준 손길들, 나를 살게 한 순간들, 위기마다 나타난 도움들을 알게 되죠."
어머니가 끓인 밥 한 그릇, 아버지가 번 등록금, 할머니가 해준 이부자리, 선생님이 건넨 격려, 친구가 빌려준 책, 이웃이 나눈 김치. "내 삶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의 선물이었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만수래'의 깨달음입니다."
유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효도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모 스스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긍정적 삶의 태도를 가진 부모에게는 자녀가 자연스럽게 감사하게 됩니다."
자서전 쓰기는 세대 간 치유도 가능하게 한다. "부모가 자신의 삶을 긍정하면, 자녀에게도 긍정적 삶을 물려준 것이 됩니다. '너를 이런 세상에 낳아서 미안하다'가 아니라 '너와 함께한 이 삶이 의미로 가득했다'가 되는 거죠."
"과거에는 작가, 철학자, 권력자만이 자신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I는 평범한 사람의 일상적 경험을 의미 있는 서사로 엮어낼 수 있습니다."
할머니의 전쟁 경험, 택시기사의 도시 관찰, 간호사의 생명에 대한 성찰. "이런 이야기들도 정제되면 보편적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인생을 '일장춘몽'이라고 하지만, 어떤 기록은 인류의 고전이 됩니다. AI 기반 자서전은 누구에게나 그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20년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으로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유 대표가 자주 인용하는 중국 속담이다.
"자서전 쓰기를 통해 '공수래공수거의 인생무상'이 아니라 '만수래만수거의 감사뿐인 삶'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효의 뿌리이고, 모든 도리의 시작입니다."
그는 전국민 자서전쓰기 운동이 단순한 기록 사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언어가 현실을 창조합니다. '만수래만수거'라는 새로운 언어가 우리 사회에 보편화될 때, 세대 간 치유와 관계 회복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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