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이후의 마케팅, 경험은 어떻게 리뷰 되는가[전문가 기고 / 마케팅의 전환점 ②] 김민서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연세대 경영학 박사)
광고는 거절하지만 리뷰는 검색한다
마케팅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브랜드가 얼마나 많이 말했는지보다 소비자가 얼마나 자발적으로 말해주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소비자는 기업이 비용을 지불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광고에는 무심해졌지만 구매를 앞두고는 다른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공유한 리뷰를 확인하려 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온라인 구전(eWOM, electronic Word-of-Mouth)이 있다. 온라인 구전이란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의 경험이 자발적으로 공유되고 타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며 확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숫자보다 강력한 스토리 탄생
한때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핵심 지표였던 ‘좋아요’는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2007년 페이스북의 사내 해커톤(Hackathon: 기획자, 개발자 등이 팀을 이뤄 집중적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실제 플랫폼의 신기능을 구현해내는 혁신 활동)에서 탄생한 이 작은 버튼은 초기에는 공감의 표현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의미보다는 숫자가 강조됐고 소비자들 뿐만 아닌 브랜드들 역시 실제 관계 형성과 무관한 수치 경쟁에 매달리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주요 플랫폼들이 ‘좋아요 수 숨김’을 도입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이다. 즉각적인 반응이나 노출보다 정보를 저장하거나 지인에게 공유하며 자신의 의견을 더하는 진정성 있는 공유가 더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오늘날의 온라인 구전은 클릭 한 번으로 끝나는 반응이 아닌 소비자가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신뢰라는 자산을 들여 이를 하나의 ‘스토리’로 정리해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스타벅스가 만든 구전 구조
이 흐름을 가장 일관되게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전통적인 의미의 광고 집행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매장 공간, 서비스 기준, 직원 교육에 자원을 집중해 왔다. 스스로를 커피 판매점이 아닌 집과 일터 사이의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으로 정의하며 오프라인 경험이 자연스럽게 온라인 구전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해 온 것이다.
매장 내 커피 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후각 관리, 파트너의 향수 사용 제한과 같은 세부 기준은 브랜드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최근 도입된 카공족 전용인 1~2인 포커스존 역시 다양한 이용 목적을 존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런 경험은 고객에게 별도의 설명 없이도 “이곳은 내 시간을 존중하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예상치 못한 배려를 경험한 고객이 사진이나 후기 형태로 이를 공유하는 행위는 단순한 인증이 아닌 서비스에서 느낀 만족이 리뷰와 경험담으로 축적되고 그것이 다시 타인에게 전달되는 과정이다. 이때 만들어지는 구전은 광고보다 훨씬 설득력이 크다.
부정적 구전의 늪과 대응 기술
그러나 온라인 구전은 브랜드에게 기회로 작동될 수 있는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되기도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부정적인 경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주변에 더 빠르고 널리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흔히 말하는 "나쁜 소문은 날아가고 좋은 소문은 기어간다"는 현상은 디지털 공간에서 더욱 증폭된다. 만족한 고객은 조용히 지나갈 수 있지만 불만을 느낀 고객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알리려는 동기가 훨씬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정적 구전의 늪에 빠졌을 때 브랜드가 저지르는 가장 흔하고도 위험한 선택은 불리한 리뷰를 인위적으로 삭제하거나 작성자에게 글을 내려달라고 압박을 가하는 폐쇄적인 대응이다.
표면적으로는 문제를 빠르게 정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비판을 없애려는 태도는 소비자에게 불편함과 불신을 남기고 그 과정 자체가 또 다른 부정적 구전의 발판이 된다.
따라서 기업은 온라인 구전을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전략적 위기 관리 체계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대응 방식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부정적 피드백 앞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삭제가 아니라 ‘책임 있는 대화’다. 문제를 인정하고 어떤 점을 개선할 예정인지를 설명하며 그 과정을 공개적으로 남기는 태도는 브랜드의 책임감과 진정성을 드러낸다. 이런 대응 자체가 또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작동하며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평가를 회복하는 데 기여한다.
노출 이후의 경쟁
이제 마케팅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달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자발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졌는지로 판단되어야 한다. 오래 남는 브랜드는 스스로를 크게 알리기보다 소비자가 자신의 일상과 온라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언급하고 싶어지는 경험을 만든다.
온라인 구전은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축적된 서비스 경험과 반복된 신뢰가 쌓인 결과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도 분명해진다. 더 많은 예산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서비스 경험이 사람들로 하여금 브랜드를 이야기하게 만드는가다. 지금 우리 브랜드는 과연 소비자의 입에서, 소비자의 언어로 이야기되고 있는가.
※ 필자는 경영학 박사로 현재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려대학교 및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강의 중이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마케팅 석사, Syracuse University에서 경영학 학사를 마쳤다. 삼성물산 근무를 비롯한 산업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 심리와 서비스 마케팅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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