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도 AI 학습에…개인정보 활용법 논란"가명처리도 없는 AI 데이터 사냥 합법화"…'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철회 청원
"AI 발전 명분으로 개인정보 넘기나" 익명화 없이 CCTV 얼굴·카톡 원본까지 AI 안면인식 기술 학습에 활용 우려
"추상적 요건에 처벌 규정도 전무"… 대통령령 간소화·AI 예외주의 비판
[동아경제신문=유경석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과 이익을 명분으로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보주체의 동의나 가명·익명처리조차 거치지 않은 개인정보 원본을 AI 개발에 무단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18일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게시된 ‘개인정보 원본의 AI 활용을 허용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 반대에 관한 청원’은 데이터 주권 침해와 프라이버시 박탈을 우려하는 일반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깊은 공감 속에 청원 동의를 모으고 있다.
국회청원심사규칙에 따라 오는 7월 18일까지 30일 이내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이 청원은, 향후 요건 충족 시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타 소관 정무위원회 또는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회부돼 정식 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
청원인 장 모씨는 "지난 2026년 5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개악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대안이 통과되었다"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청원인은 개인정보가 본래 처음 수집된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는 대원칙을 이 법안이 무참히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국가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허락만 떨어지면 이름이나 식별자를 지우는 가명·익명처리도 하지 않은 채 얼굴, 음성, 지문 같은 민감 정보를 포함한 모든 개인정보 원본을 AI 기업이 마음껏 약탈하도록 법률로 허용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이 법안이 초래할 통제 불능의 감시 사회와 데이터 사냥 실태를 고발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아파트 현관이나 공공장소 CCTV에 포착된 개인의 얼굴과 걸음걸이, 목소리가 당사자 모르게 AI 안면인식 기술 학습에 통째로 쓰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과거 수십만 명의 연애 상담 카카오톡 메시지를 무단 활용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AI 챗봇 '이루다' 사태와 같은 약탈적 방식의 학습 데이터 수집이 앞으로는 합법화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쇼핑몰 구매 내역이나 SNS 게시물, 댓글 등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을 위해 제공한 개인정보까지 전혀 다른 목적의 AI 개발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위기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청원인은 특정 산업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희생시키는 'AI 예외주의' 법조항의 독소요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법안 내부에는 '안전장치 마련', '사회적 이익 부합' 등의 제한 조건이 붙어 있으나, 이는 지나치게 넓고 추상적이어서 명분만 붙이면 사실상 모든 AI 개발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고발이다.
심지어 이러한 최소한의 검토 요건마저도 대통령령을 통해 '간소화'해 우회할 길이 열려 있으며, AI 기업이 정해진 절차를 위반하더라도 이를 행정적·형사적으로 제재할 처벌 규정조차 전무하다며 법안의 부실함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따라 청원인은 정보주체가 알지도 못하고 동의하지도 않은 개인정보 원본의 AI 학습 활용을 단호히 거부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에 즉각적인 행정·입법 조치를 요구했다.
청원인은 우선 AI 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무력화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산업 기술에만 사법적 특혜를 부여하는 AI 예외주의적 법률 제정 시도를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 데이터가 AI 학습에 쓰이는 것을 명시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AI 학습 거부권(Opt-out)'을 법적으로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래 개인정보는 처음 수집된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 헌법상 기본권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요체입니다. 그런데 이번 개악안은 당사자의 알 권리와 동의를 원천 박탈한 채, 가명처리조차 없는 개인정보 원본을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통째로 약탈하도록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사회적 이익 증진이라는 추상적인 말장난으로 포장하고 최소한의 검토 절차마저 대통령령으로 우회하게 만든 이 법안은 법의 공정성을 상실했습니다. 오로지 AI 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민을 감시와 데이터 사냥의 대상물로 전락시키는 입법 폭거를 국회는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본 청원은 미래 첨단 산업 육성이라는 화려한 구호 뒤에 가려진 개인정보 무단 침해와 공공 돌봄의 훼손 가능성을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존엄과 기본권을 압도해서는 안 되며, 디지털 시대일수록 유권자들의 데이터 주권과 거부할 권리를 더욱 촘촘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단호하고 절박한 호소를 대변하고 있다.
한편, 개인정보 원본의 AI 활용을 허용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 반대에 관한 청원의 동의 마감 기한은 오는 7월 18일까지다.
[의견등록] 소관위원회 : 정무위원회 청원 진행 기간 : 2026-06-18 ~ 2026-07-18 의견제출 방법 : 국회 국민동의청원 시스템 온라인 동의 및 의견 등록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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