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주택수보다 자산가액 기준으로"국회미래연구원, 보유세 개편안 제시…"특례·공제 줄이고 자산 중심 과세해야"
주택가격 상승에 순자산 불평등 역대 최고 재산세 한시특례 종료·종부세 공제축소 제안 거래세 줄이고 자산과세 강화 실효성 주문
[동아경제신문=최수빈 기자] 집값 상승이 세대 간 자산격차를 확대하고 부의 대물림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은 현행 보유세가 각종 공제와 특례로 인해 실제 세부담이 낮다며, 장기적으로는 주택 수가 아닌 보유 자산가액을 기준으로 과세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2일 발표한 연구보고서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2024년 주거실태조사와 행정통계를 분석해 주택 보유 특성과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을 살펴보고, 보유세 개편 시나리오별 세부담과 분배 효과를 시뮬레이션했다.
보고서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이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가계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집값 상승이 곧 자산격차 확대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2011년 0.387에서 지난해 0.325로 개선됐지만,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8년 이후 다시 상승해 올해 0.625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 간 격차도 커졌다. 서울과 비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는 2014년 2.22배에서 2021년 4.62배까지 확대됐고, 지난해에도 4.29배를 유지했다.
세대 간 자산격차 역시 뚜렷했다. 34세 이하 가구의 평균 주택자산은 50~64세 가구의 14% 수준에 그쳤으며, 두 연령대 간 순자산 격차의 90% 안팎이 주택자산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부모의 증여와 상속 여부가 청년층의 주택 구입 가능성을 좌우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행 보유세 체계가 명목상으로는 누진성이 강하지만 실제 세부담은 낮은 구조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부동산 평균 실효세율은 지난해 기준 0.147%로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주택 실효세율은 0.122%로 미국의 약 7분의 1에 불과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시가 1억원 미만 주택의 평균 실효세율은 0.038%, 50억원 초과 주택은 0.472%로 약 12배 차이가 났지만, 연구진은 각종 공제와 특례로 인해 평균 부담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대상 1주택자의 상당수가 고소득층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1주택 실거주 가구의 85.9%는 서울에 거주했고 평균 주택가격은 24억원을 넘었다. 가구주 평균 연령은 58.8세였으며, 60.2%가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현행 보유세 체계는 유지하되 공제와 특례부터 손질하는 단계적 개편을 제안했다.
우선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에게 적용 중인 재산세 한시특례를 예정대로 종료하고, 종합부동산세의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도 축소하거나 폐지해 명목 세율과 실제 세부담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주택 수에 따라 차등 과세하는 방식을 줄이고 보유 주택의 총자산가액을 기준으로 세부담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연구진은 보유세 개편만으로 자산 불평등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개편은 물론 주택 공급 확대, 금융시장 개선, 주거복지 정책 등이 함께 추진돼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보유세의 문제는 명목 누진성이 아니라 각종 특례와 공제가 중첩되면서 자산가액과 실제 세부담의 연계가 약해졌다는 점"이라며 "재산세 한시특례 종료와 종부세 공제 축소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자산가액 중심의 단순하고 효율적인 과세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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